에릭

 

 

그딴 거 관심 없는데…….

 


에릭 Eric

 

31
1968.12.24.
미국, 일용직

 

 


햇빛에 비춰봐야 살짝 갈색이 도는 검은 머리. 퀭한 얼굴. 지워지지 않는 다크서클. 입술을 가로지르는 짧은 흉터가 입을 다물기 힘들게 만든다. 발음이 살짝 샌다. 말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는 건 오래된 버릇.
세탁해도 지워지지 않는 낡은 티셔츠의 얼룩. 후드에는 페인트가 묻어있다. 왼쪽 정강이가 사라진 이후로 치마를 즐겨 입게 됐다. 고르는 건 어렵지 않다. 의류수거함의 자물쇠를 따고 그나마 입을 만한 것 중에 가장 거동이 편한 걸 고르면 된다. 두어 개 있는 작업화를 영원히 돌려 신는다. 험악한 인상과 괴랄한 패션 센스가 합쳐져 위험한 분위기를 풍긴다. 
193cm / 80kg

무관심; 순종; 폭력, 충동

기본적으로 남에게 큰 관심이 없다. 인생에서 마주치는 사람 중 8할은 다시 만나지 않을 사람이니까. 입이 거칠고 무례하다. 다만 두세 번 마주친다면 이름을 외울 것이고, 그때부터는 한결 수그러진 태도의 에릭을 만날 수 있다. 대체로 우울하고 비관적이지만 남과의 대화를 피하진 않는다. 겉으로 보이는 것에 비해 순순하며 부탁도 곧잘 들어준다.
그러한 순종적이고 협조적인 태도는 전부 누군가 시간과 품을 들여 그에게 학습시킨 것이다. 밖에서 종종 쫓겨나지 않을 정도의 사고를 치고 돌아오는데, 이는 본인의 의지가 아니다. 신경을 긁으면 예민하게 반응한다. 주의하자. 


L / H 
맥주, 담배, 얼터너티브 락(비교적 차분한 거) / 성가신 거

1 다리

약 5년 전 공사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무릎 위를 절단하게 되었다. 그 뒤로는 도장공으로 일하고 있다. 재능이 필요한 일은 아니지만 그림을 제법 그린다. 대마와 맥주, 담배 냄새가 나면 일이 없는 날이고, 그 모든 걸 묻어버릴 만큼 지독한 페인트 냄새가 나면 일이 있는 날. 요즘은 연말이라 일이 없나……..

2 LCM

장기 투숙객. 올해로 5년차가 되어간다. 다리를 잃고 몇 달치 투숙비가 밀려 쫓겨났을 때 이곳저곳 전전하다 LCM에 정착했다. 임대를 구하기 어려운 전과자에게 저가 모텔은 소중하다.


3 전과

카지노 옆에 붙은 싸구려 모텔에 살면서 도박은 관심 없고, 일용직으로 먹고 살고, 구태여 다른 이름을 사용하는 데에는 뻔한 사정이 있는 법이다. 원래 이름은 셰인 콜리어Shane Collier. 그의 면허증이나 프런트에 도착하는 우편을 수령할 때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이름은 아니지만…


4 그 외

머리가 안 좋은데 염세주의자다. 허무맹랑한 종말론은 물론 충분히 발생 가능한 위험에 대한 경고도 종말론 취급해버린다. 화재 사이렌이 울릴 때 바로 일어나는 대신 귀를 틀어막는 타입.
가끔 철자를 틀린다. 돈 계산은 글쓰기보다는 잘한다.
생각나면 씻는다. 보기보다 성실하게 씻는다. 목욕하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아니엘라
옷의 수급처… 그러니까 의류수거함이 겹쳤다. 아무리 봐도 같은 옷을 입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같은 옷을 두고 싸우게 되는 건 왜일까.

사라 디아즈
분리수거하러 가는 길에 마주쳤다. 저녁 먹을 돈이 없다고 했을 뿐인데 두어 끼니는 때울 만한 돈을 받았다. 내가 많이 없어 보였나.

어릴 적 아버지의 폭음 및 실직 문제로 부모님이 일찍 이혼한 뒤 반쯤 가장 역할을 하며 자랐다. 콜리어는 어머니의 성. 학습 부진아로 교사와 마찰을 빚는 일이 잦았다. 자연스럽게 비행 청소년의 길로 빠졌다.
15살, 절도 및 기물파손으로 소년법원에 출석했을 때 충동조절장애의 징후가 발견되어 치료를 권고받으나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이후 1년 뒤 친구와 싸우던 중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상대가 사망한다. 10년형을 선고받으나 정신 감정 결과가 인정되어 치료명령 포함 7년형으로 감형된다.
22살, 치료에 성실하게 응하여 1년 일찍 모범수로 석방된다. 그러나 석방되었을 때 어머니는 일찍이 재혼 후 타주로 이주하여 연락이 단절된 상태였다. 복역중에도 정신력 소모 없이 잘만 지냈지만 정작 어머니의 일방적인 연락 두절은 극복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이름을 바꾼 건 당연하게도 옛날 일을 떠올리기 싫어서. 지금까지는 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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